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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 일 gimsaggat@naver.com
일  자 2014년 09월 02일
글제목  실패하는 병원에 반드시 있는 사람들
실패하는 병원에 반드시 있는 사람들
인재육성을 비용으로만 생각하는 오너...처세술을 우선시 하거나 자기 이익과 관련이 없는 것에 철저히 무관심한 사람

박선재 기자 | sunjaepark@monews.co.kr

[0호] 승인 2014.08.29 11:54:41


실패하는 병원들은 5개 정도의 특징적인 사항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병원의 비전이나 미션, HR(Human Resource),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경영전략, 조직문화 등이 잘 되는 병원에 비해 허술하다는 점이다.

비전이나 미션은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고 게다가 병원 직원이 공유하지 않고 선언적인 의미에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고 설혹 뛰어난 인재가 병원에 입사해도 금방 이직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HRD 부분에서도 인재육성을 투자개념이 아닌 비용개념으로 생각해 인재를 육성할 교육 로드맵은 물론 전략도 없는 병원이 대부분이다.

을지대 김영훈 보건대학원장은 "병원의 비전이나 HR, HRD 등이 탄탄해야 경영전략을 세우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전략도 모방적으로 수립될 수밖에 없다"며 "높은 위기의식과 낮은 대응력,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변화와 혁신,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열정이 미흡한 조직문화가 자리 잡게 된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잘 되는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은 조직문화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고 주장한다. 장기간의 시간 속에 만들어져 쉽게 변하지 않는 관리요인인 조직문화는 다양한 요인들이 사슬처럼 연결돼 있어 강력한 비즈니스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 조직문화 명확하게 파악해야

전문가들은 조직문화를 바꾸려면 냉정하게 자신들의 병원에 어떤 문화가 존재하는지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지난해까지 이렇게 해 왔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회귀분석형 문화'에서부터 무조건 목표를 달성하라고 요구하는 '행정편의적 문화', 올해만 지나가면 내년부터는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하는 '양치기소년 문화'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또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포기형 문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고 요구하는 '지시강요형 문화', 다른 병원이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고 같은 방법으로 지시하는 '모방형 문화', 원장은 직원들이 문제라 생각하고 직원들은 원장이 문제라 생각하는 '책임오류 문화' 등이 있는지 살펴보라는 것.

하나닥터스넷 박병상 대표는 병원의 여러 조직문화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모방하는 문화라고 지적한다.

박 대표는 "병원의 오너들이 직원들이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할 때 다른 병원은 어떻게 하는지를 파악하라고 요구한다"며 "모든 병원이 토양이 다르고 인적구성이 다른데 잘된 것을 그대로 밴치마킹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다. 같은 시스템을 운영해도 결과물은 같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영훈 보건대학원장은 조직문화를 개선하려면 인적자원에 대한 대우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병원에 대한 기여도와 급여수준, 직원 성장 발전 기회, 인간적 대우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옮겨 심은 화려한 나무 즉 스카우트한 인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오랫동안 가꾼 나무에 해당하는 병원에서 꾸준히 일한 직원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좀비주의자 철저히 경계하라

전문가들은 엉망이 된 조직문화를 바꾸려면 '좀비주의자'들을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조직에 묻혀 윗사람 눈치나 보면서 적당히 시간만 때우는 직원이나 창의·변화·혁신을 주관적 논리로 거부하고 늘 해오던 방식만 선호하는 직원들이 좀비주의자에 속한다. 또 약자 위에 군림하고, 강자에게 굽실거리며 매끈한 처세술을 우선시 하거나 자기 이익과 관련이 없는 것에 철저히 무관심한 사람, 자기가 최고의 권위자라는 착각 속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 사람 등이 좀비주의자 범주에 속한다는 것.



이런 좀비주의자들이 있는 한 조직문화는 쉽게 발전할 수 없다는 게 경영을 전공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조직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은 상황이 열악한 중소병원에서 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나닥터스넷 박병상 대표는 "중소병원은 기획실이나 컨트롤타워가 없어서의 문제라기보다는 아이디어나 변화해야 할 것이 있어도 실제 실행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는 게 더 문제"라며 "또 외부에서 누군가 투입돼도 직원들이 잘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노무법인 서해 박대영 노무사도 중소병원들은 중간관리자를 별로 신뢰하지 않고,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부서 이기주의를 조정하기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박 노무사는 "중소병원에 있는 직원들은 외부환경에 따른 인식변화가 없고, 간부 직원의 안일함이 부하직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며 "인사고가 기준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결국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정체돼 있는 조직문화를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문화로 바꾸려면 무엇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좋은 조직문화는 경영자의 좋은 행동 패턴에서 출발한다는 주장이다.

김영훈 보건대학원장은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은 조직구성원을 대충 관리하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병원에서 경영자가 나서지 않으면서 좋은 조직문화를 갖고자 하는 것은 욕심"이라며 "이제 조직문화는 Leadership(From me)에서 Followship(Me too)으로 바뀌고 있다. 업무지시를 일방적으로 내리기 이전에 먼저 직원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문화는 경영자가 결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안해야 하는 것이란 주장을 하기도 한다. 단기적인 관점이나 무소불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 원장은 "부하직원에게 목표를 주고 다 끝난 뒤 보고받는 일이 경영자라고 생각하면 조직문화 개선은 절대 할 수 없다"며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경영자가 직접 개입해야 하고, 공식적 비공식적 조직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영자가 조직문화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는 경영자 설명회, 보고회, 간담회 등을 꼽을 수 있다. 직원들은 자신이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경영자는 병원이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기를 생각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직원과 경영자는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따라서 경영자의 보고회나 간담회 등은 직원과 경영자의 인식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구성원과의 정례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열어 구성원들이 참여 기회를 확대할 것이다. '경영도서 강독회'나 주기적인 조직문화 변화 체크도 좋은 조직문화를 가꿔가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최근 학습을 통해 조직문화를 활성화 한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 해월리에 있는 마음사랑병원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2일 세브란스암병원에서 열린 병원 조직활성화 세미나에서 배자영 인사교육팀장은 평생학습, 전문특강, 학습조직, 신규직원교육, 모닝포럼, 자기계발교육, 벤치마킹을 통해 조직문화를 가꾸고 있다고 발표했다.

배 팀장은 "간호사들은 학습시간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고, 매월 첫주와 둘째주 수요일에는 평생학습 시간이라 실무에 필요한 다양한 학습을 하고 있다"며 "조직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전문가 특강을 매월 1회 진행하고, 매주 목요일 아침에는 성공학 특강이나 팀장 리더십 스쿨 등 모닝포럼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참여를 통한 능력개발 학습조직으로 스피치, 프리젠테이션 등 사내강사 과정이 있고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보너스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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